피해의식에 대하여
좋아하는 분이 유튜브에 나왔는데 ‘누군가를 채용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이 무엇인가’의 질문에 ‘피해의식이 없는 사람’이라는 답을 했다.
피해의식이 없는 사람.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여러가지 답이 있겠지만 나는 ‘문제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로 돌리는 사람’의 의미라 생각한다.
면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질문 중 하나는 ‘다니는 회사를 왜 그만두게 되었는가?’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는 꽤 어려운데 그 이유는 다니던 회사에 대해서 안 좋은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그곳을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를 면접관에게 설명하기가 꽤나 까다롭기 때문이다.
자주 나오는 답변은 늘 비슷하다.
대표나 팀장이 별로라서
회사가 비전이 없어서
조직문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인정을 받지 못해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서
이럴 때 추가로 묻는 질문 역시 대체로 비슷하다.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을 해봤나. 어디까지 해봤나.
이렇게 물으면 꽤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부정적으로 답을 한다. 잘못은 회사가, 팀장이, 누군가가 했는데 왜 그 책임을 자신에게 묻는가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답변이 나오면 화제를 돌려 적절히 다른 이야기를 하며 30분의 시간을 마친다.
이에 대한 내 생각은 명확하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해결의 시작을 자신이 아닌 외부에 두는 한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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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보면 직장 경력에 비해 많은 이직을 한 지원자들이 꽤 많다. 개인적으로 1년이나 2년, 혹은 3년과 같은 시간을 정해놓고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나 역시 3개월만에 그만둔 적이 두 번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회사 밖에서는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3개월만에 회사를 그만둔 기록이 있다고 해서 마이너스 점수를 주지는 않는다.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은 이직의 사유를 각각의 회사에 두는 경우다. A라는 회사는 무엇이 별로여서, B라는 회사는 무엇이 안 맞아서, C라는 회사에선 어떤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 이렇게 답하는 지원자를 보면 ‘우리 회사에서는 또 어떤 불만을 찾아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날 수밖에 없다.
단기간에 여러 번 회사를 옮겼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회사를 고르는 안목에 문제가 없는가’를 돌아보는 일이다. 문제의 원인을 회사에 두지 않고, 그 회사를 선택한 자신에 두었을 때 비로소 해결의 시작점이 열리기 때문이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왔고 그것이 반복된다면, 그리고 그러한 결정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 찬찬히 앉아서 그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어떤 부분을 놓쳤는지, 잘못 판단하게 되었는지를 하나씩 떠올리며 자신의 선택 회로를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은 이러한 과정을 견디지 못한다. 아니 견딜 이유가 없다. 사회가, 시스템이, 회사가, 누군가가 잘못한 결과를 자신이 받았다면 해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나 보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원인과 해결의 단초를 자신에게서 발견하지 않는 사람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굉장히 어렵다. 경험과 스킬이 없다 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결되는 것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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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꼭 면접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회사를 다니고 있는 모든 직장인에게도 같은 이야기가 적용된다.
회사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면 자신의 매니저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 매니저도 잘 모르는 것 같으면 그 매니저의 매니저에게 물어보면 된다. 대표까지 물어봤는데 대표도 잘 모르는 것 같으면 자신이라면 회사를 어떻게 경영할 지,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생각하고 발의하면 된다. 만약 그러한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누가, 어떤 이유로 반대하는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반대하는 이유가 타당하다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보완책을 더하며 되고,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으면 한 번 더 혹은 다른 방식으로 설명해 보면 되고, 어떤 인지적 결함 혹은 자존심 때문에 좋은 의견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회사를 떠나는 것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된다.
‘말해도 소용없어’라고 생각하며 회사를 다니기에는 우리의 삶은 너무도 짧다.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가 되어라. 그리고 내가 어떻게 생존해 여기까지 왔는지. 어떻게 실패를 통과했는지 알려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