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을 키우는 법에 대하여
삶은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회사를 그만둘 지, 계속 다닐지. 어떤 회사를 선택할 지. 어떤 사람을 채용하고 채용하지 않을 지. 누구의 연봉을 올리고, 누구에게 권고사직을 하는지. 질문이 있을 때 누구에게 물어볼 지. 그 사람의 조언을 받아들일지, 받아들이지 않을지. 선택에는 끝이 없다.
입시나 학교에서는 ‘답’이 있다. 시험을 보면 정답을 맞췄는지, 틀렸는지를 바로 알 수 있다. 아무리 어려운 수학 문제집도 뒤 쪽을 잘 보면 해답지가 있다. 문제 풀이과정을 보면 ‘아, 이것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들긴 하지만, 답을 맞췄건 틀렸건 간에 명쾌하게 맺읍을 짓고 다음 단계로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사회에 나오고, 직장을 다니게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계속해서 선택해야 하는데 내가 옳은 판단을 했는지 아닌지를 알 수가 없다. 상황을 더욱 곤란하게 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답이 바뀐다’는 것이다. 선택의 결과를 바로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바뀌기도 한다.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의사결정. 선택 전에도 답을 알기 어렵지만, 선택한 후에도 답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질문엔 정답이 없다. 누군가 ‘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그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관찰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찾은 ‘답’이 아니라, 그 사람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바라보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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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한 번의 선택으로 인해 나락으로 가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다. 두 가지 길 중에서 어떤 길을 선택했는가 보다는, 선택 이후에 어떻게 살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할 때가 많다. 계속해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것도,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돌아보지 않는 것도 효율적이지 않다. 하나의 선택은 다음 선택에 영향을 준다. 한 번의 선택으로 파멸하는 일은 흔치 않지만, 잘못된 선택을 계속하면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다.
내 삶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선택인가.
모든 선택을 올바르게 내리려고 고민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되면 정작 중요한 선택에 집중할 수가 없다. 잘못되도 영향이 크지 않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선택에는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는다.
누구에게 조언을 구할 것인가.
꽤 많은 사람들이 고민의 종류에 관계없이 자신이 친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한다. 얼마나 친한가, 얼마나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가, 그 사람이 자신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있어 그 사람이 자신보다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선택의 책임은 자신이 진다.
애덤 그랜트가 ‘자동차 네비게이션’의 비유를 든 적이 있다. 네이게이션 없이 운전하는 것은 이미 현대사회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네이게이션을 따라가다 절벽 아래로 추락했을 때 네비게이션 탓을 하는 것은 어리석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할 때는 솔직한 답을 요청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결과에 대해 시간을 두고 복기를 계속한다.
과거의 선택을 후회할 뿐 복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참 이상한 일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좋아하는데 한 번 잘못된 선택을 한 사람들은 유사한 상황에서 잘못된 선택을 할 확률이 매우 높다. 수학에서도 틀린 문제를 계속 틀리는 경우가 많은 것과 같다. 자신이 내린 선택에 대해서는, 그것이 특히 자신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면 정기적으로 선택을 내린 상황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렸는지,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왜 그런 오류를 일으켰는지를 살피고 수정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을 관찰한다.
직장을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강조하는 말이다. 제발 다른 사람들, 특히 일을 잘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라고. 제발 자신의 팀 내에서만 찾지 말고 다른 팀 사람들을 살피라는 말을 많이 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배울 것이 있다. 다만, 그 사람들에게서 어떤 것을 배워야 하는지는 모두 다르다. 누군가가 슬랙에 남긴 말, 회의를 이끄는 과정, 하기로 한 일을 끝까지 하는지,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는지, 생각지 못한 난관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하는지와 같은 것들은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이다.
책에서는 답을 찾지 말고 과정을 따라간다.
고민이 있을 때는 서점에 간다. 한 바퀴 주욱 둘러보면 마법처럼 내 고민과 결을 같이 하는 책을 발견하게 된다. 차를 사기로 했다면 도로에서 관심있는 차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 때 주의할 것이 있다. 아무리 마음에 드는 책이라 하더라도 그 책에서 말하는 것은 그 저자의 생각일 뿐이다. 숨겨진 비기를 찾은 것처럼 그 책의 결론에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다만, 저자가 왜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지의 과정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을 읽었다면 반드시 책을 읽은 시간 만큼은 그 책의 내용에 대해서 생각한다. 마음에 들었다면 평생을 두고 반복해서 읽는다. 그렇게 스무 권 정도의 책이 내 서재에 놓여있다.
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아야 한다.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누구에게 조언을 구해야 하는지 알려면, 어떤 사람이 어떤 강점이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어떤 책을 읽고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려면 아이러니컬하게도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거울을 보면서도 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지 못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에 끌리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모른다. 자꾸 답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 한다.
자신을 잘 아는 것은 왜 중요할까. 자신을 잘 모르는 사람은 절대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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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중요한 것들을 찾아 계속해서 생각하고 관찰한다. 어떤 결정을 내렸다면, 그것이 제대로 된 선택이었는지를 시간을 두고 계속해서 생각한다. 자신을 깊게 들역다 보고 자신에게 부족한 것들을 강점으로 갖고 있는 사람을 찾아 질문을 던진다.
답을 알 수 없다고 해서 답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평안한 일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