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한 달 동안에 집중한 것
복귀한 후 첫 한 달 동안 집중한 것은 아래와 같다.
진행과제 중단, 조직개편
기능조직이었던 회사는 떠나있던 동안 목적조직으로 바뀌었다. 크게 접수/예약을 담당하는 부서와 멤버십을 성장시키는 부서로 구분되어 있었다.
멤버십을 확장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핵심기능을 더 편리하게 개선하고 더 많은 병원들이 똑닥을 사용하도록 설득하는 것 아니에요?
병원에 가본 경험이 적은 PO들이 어떤 기능부터 개선할 지를 담당하고 있었고, 멤버십을 담당하는 부서는 접수/예약 기능을 제외하고 방안을 찾고 있었다. 정작 병원을 방문하는 팀과 유저의 CS를 받는 팀의 요청사항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기존에 진행중인 과제를 모두 중단하고, 기능조직으로 원복했다.
조직구조 자체는 죄가 없다. 다만 회사의 상황, 구성원의 특성에 맞는 조직구조가 필요하다. 각각의 조직구조의 장점과 한계를 이해하고 적절히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출근
출근하는 것이 더 좋은가, 재택을 허용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생각은 늘 같다. 어느 한 쪽이 좋은가가 아니라, 그러한 판단을 하는 시점에 회사의 상황이 어떠한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회사의 방향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고, 모두가 공유하는 목표가 있고, 각자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라면 출근과 재택 어느 쪽이든 괜찮다. 각자 자신이 좀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장소에서 일하고 성과에 따라 평가하면 된다.
새로운 방향과 함께 그것을 달성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재택은 의미가 없다. 구성원들에게는 출근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지표는 꽤 많이 약해져 있었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해결의 단초를 찾을 것인지에 대해서 오피스에 모인 동료들과 같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Align: 방향성, 대시보드
당연한 이야기지만 떠나있던 동안 똑닥에 대해서 연구했던 것이 아니고, 똑닥을 다시 성장하게 할 복안을 가지고 돌아온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명확했다.
선택과 집중.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포기할 것은 확실히 포기하고 간다. 접수와 예약 기능을 개선하고, 멤버십의 혜택을 강화하는 것. 이를 위해 필요한 지표를 설정하고 대시보드로 구성원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인 방법은 나중에 찾아도 된다. 처음 시작할 때는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를 분명히 한다.
소통 강화: 올핸즈, B밀의숲
월요일 오후 4시, 모든 구성원이 모인 상태로 15분 정도 이야기를 한 뒤, 나머지 45분간 Q&A를 받기 시작했다. 어떤 질문이든 해도 되고, 그 자리에서 솔직하게 답한다. 매주 한 시간씩 모두의 시간이 낭비되는 것 같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왜 하는지 모르는 상태로 업무를 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효율적인 방식이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컨플루언스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휘발되는 말과 달리 글은 박제되어 남는다. 구성원들은 자신이 편한 시간에 회사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고, 덧글로 질문을 남길 수 있다. 회사의 방향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모를 수는 없다.
말이 더 효율적일 때가 있고, 글이 더 효율적일 때가 있다.
팀빌딩
퇴사를 고려하고 있던 세 명의 구성원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다행히 모두 마음을 돌려 회사에 남기로 했다. 각자가 이직을 고려했던 원인은 모두 다르다. 모든 것을 맞출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듣고,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같이 의논한다. 사람들은 힘들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개선될 수 없을 거라 생각할 때 떠난다.
세 명의 구성원과는 이별을 했다. 회사의 성장에 따라, 그리고 나아가려는 방향에 따라 ‘다름’은 발생한다. 어렵더라도 설득과 노력을 통해 극복이 필요한 때가 있고, 대화를 통해 헤어지는 것이 서로에게 더 나을 때가 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애초에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어떤 사람과 같이 하고 싶은지를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고객을 찾아서: 병원, CS, 유저인터뷰
병원을 방문하는 역할을 맡은 팀부터 재정비를 했다. 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 의미를 되새겼다.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마케터 관계 없이 원래부터 병원을 방문하던 담당자와 2인1조로 병원을 방문하도록 했다. 낯선 업무이고 바로 어떤 성과를 낼 수는 없다. 오히려 병원을 방문하던 기존 담당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효율이 떨어진다.
그러나, 일단 현장을 방문하게 되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제품을 쓰고 있는 사람들을 눈으로 볼 수 있고, 어떤 부분을 불편해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고, 무엇보다 현장을 나가는 동료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CS팀의 상담을 같이 듣거나, 그동안 중단되었던 유저 서베이를 다시 시작하는 과정을 쉐도잉해서 듣도록 했다. 급하다고 아무 것이나 하는 것보다는, 일단 고객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중점과제 재설정
중점과제는 10개 이내로 설정했다. 처음부터 10개도 아니고, 구체화될 때마다 추가한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적힌 중점과제는 언제라도 모든 구성원이 볼 수 있다.
연간목표나 분기목표를 먼저 세우고, 그것에 따라 팀 목표와 개인 목표를 세우고 합의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바뀌고 계속해서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세부적인 목표를 완벽하게 세우려 하는 것 보다는,
지금 시점에 전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그 과제에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는 구성원 스스로가 생각하도록 한다. 질문이 있다면 1:1이나 오픈된 공간에서 언제든지 물을 수 있고, 리더가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누구라도 반대되는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한다.
대안은 없어도 된다. 해결할 마음이 그 사람에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