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마무리: 내가 다니는 회사를 좋아하나요?
HR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무엇일까. 경험? 전문성? 커뮤니케이션 스킬? 대표와 Align을 잘 맞추는 것? 정답이 없는 질문이고 사람마다 답도 모두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답은 하나다.
사람에 대한 관심.
같이 일하는 동료를 궁금해하고, 먼저 다가서는 것. 혹시라도 표정이 어두우면 무슨 일이 있는지 묻고, 같이 분개하기도 하고 아니 뭐 그런 것 때문에 그러냐, 훌훌 털고 일어나자고 말하기도 하고, 울고, 웃고, 하루를 또 그렇게 같이 보내는 것.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업무 지시나 교육을 통해 변화시키기가 어렵다. 처음부터 그런 사람을 찾는 것이 훨씬 낫다.
‘내가 다니는 회사를 좋아하나요?’의 물음에 손을 번쩍 들고 오라고 했던 수현님은 그런 사람이었다.
모니모니는 정말 멋진 팀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수현님의 말엔 그것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바이브가 있었다. 그렇게 해서 매주 수요일, 총 네 번에 걸쳐 모니모니를 방문했다. 대표님 몰래 신청한 것이어서 첫 미팅엔 이게 무슨 일인가, 다이버시티는 또 뭔가 묻는 CEO, CTO의 모습과 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자신의 매니저를 재미있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 만큼, 수현님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좋아하고 있었다.
모니모니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회사,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운 회사일 리는 없다. 매일같이 100만명이 넘는 유저들이 사용하고, 요즘같이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스타트업이 많은 상황에서 매년 적지 않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아기자기한 오피스에 ‘팡이’라는 이름의 큼지막한 하얀 색 사모예드가 반겨주고, 조용조용하게 말하면서도 필요한 일을 맞추어가는 동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부족할 수도 있다. 더 달리고 싶고, 더 성장하고 싶고, 그래서 더 많은 것들을 가져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도파민이 살짝 부족한데’라고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모두에게 만족스런 회사란 것이 존재할 수가 있겠는가!
그런 사람들 사이로 수현님은 얼굴을 내밀고, 이야기를 나누고, 무슨 일이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회사를 더 좋게 만들고 싶단 생각을 한다. 사람들에게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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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PM, PO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기획자와, PM, PO의 개념적 차이에 대해서는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역시 사람마다 여러가지 답을 할 수 있고 그것들이 각각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한 가지 요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능력.
일을 하다보면 회사의 방향을 잘 모르겠을 때도 있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경우도 많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들었을 때 동의할 수 없기도 하다. 무엇을 해야하는지 위에서 딱 정해져 내려오는 Top-down 회사라면 또 괜찮은데 Bottom-up을 지향하는 회사에서는 사람들이 ‘한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누군가가 해야 한다.
데이터라이즈에서 문님은 그런 사람이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동료들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저 쪽으로 가자고 하고,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면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반성하고, 또 계속해서 다른 방법을 찾고, 더 잘 하는 동료들이 회사에 계속해서 들어와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을 바라는 그런 사람이다.
데이터라이즈는 자신이 원할 때는 언제든 원격으로 일할 수 있고, 규칙들도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최소 가이드의 법칙’을 지향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려고 한다. 그래서 매주 화요일 오피스에 가면 60명 좌석의 절반은 비어있었다. 다 좋은데 사람들을 인터뷰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문님은 ‘인터뷰 하라고’ 동료들을 찍어서 회사에 불러왔다. 따로 문님에게 누구와 인터뷰하고 싶다고 말하지 않아도 만나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저 때문에 나오시게 해서 죄송해요.
이렇게 말은 했지만 '문님의 강압(!)으로’ 오피스에 출근한 사람들은 불편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누군가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필요하다 말하면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언제라도 그러한 동료의 마음을 지지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느슨한 규칙은 허술해 보여도 제대로 작동하기만 하면 굉장히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일을 말하고,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납득이 된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집이든 회사든 관계없이 자신이 있어야 할 장소에서 성과를 향해 집중하게 된다. 설득을 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그러한 과정 속에서 팀은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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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에 한 번, 총 네 번을 걸쳐 모니모니와 데이터라이즈를 관찰하며 진행한 ‘내가 다니는 회사를 좋아하나요?’ 프로젝트는 이렇게 끝을 맺게 되었다. 원래부터 이 두 회사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처음 듣는 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두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어떤 곳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인지 둘러보고 각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연봉이 높은 회사, 복지가 좋은 회사, 이름만 대면 아는 회사,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회사들도 있지만, 그 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내게 맞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내가 가진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회사를 사람들이 더 고민하고 찾아나섰으면 한다. 내가 이미 갖고 있는 것의 소중함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그러한 것들을 버리고 나아가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